내집 마련 타임라인
6월 - 영주권 받음
8월 - 모기지 브로커 연락, 제출해야할 서류 리스트 받음
9월 - 서류 정리해서 내고 프리어푸르벌 받음. 인스펙션 시작
부동산을 처음 알아볼 때 봤던 것 중 하나가, 인터넷에 제시가를 실제 가격보다 낮춰서 적어서 공시하는 underquoting이 성행한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많은 구매자들이 자기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인 줄 알고 인스펙션도 가고, 옥션에도 참가해서 시간도 버리고 마음도 썼다가 자신의 예산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경매에서 팔려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기사를 봤었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단독주택(하우스)같은 경우는 그런 경우가 더 흔한 것 같다. 호주는 하우스 가격이 가장 잘 오르고 유닛이나 특히 아파트 가격은 많이 안오르고 그렇기 때문에 수요가 더 적다.
보통 아파트는 투자용으로 구매해서 negative gearing을 해서 절세를 하면서 세입자를 들이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자기가 실거주 할 집은 하우스를 사는 것 같다.
또 호주는 오히려 한국보다 더 가족주의 적인 문화가 강하고.. 한국보다 훨씬 출생률도 높고 동성끼리건 이성끼리건 짝지어서 사는 문화가 한국 보다 더 강하다. 한국은 정상성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결혼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자식만이 가족이라고 인정을 받는다면 여기서는 결혼을 안하고 de facto로 살아도 가족이고 싱글 패런트일수도 있고.. 동성커플일 수도 있고 등등 다양한 방식의 관계가 인정을 받기 때문일지도.. 무튼 땅덩어리도 넓고 가족도 더 많기 때문에 단독주택으로 가는 거 같다. 한국에서의 통계자료를 보면 1인가구가 31퍼센트로 가장 보편적인 가구라고 하던데 방금 찾아봤더니 호주는 1인가구 24퍼센트이고 2인가구가 33퍼센트로 가장 많다.
아파트는 많이 인기가 없어서인지? 내가 봤던 아파트들 중에서는 underquoting됐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드물었고, 딱 한 번 그랬던 경우가 있었다.
내가 인스펙션 보고 마음에 들었었던 단독주택같은 느낌으로 굉장히 프라이빗하고 마당도 있는 그런 유닛이 550k-600k로 올라와있었는데 경매에서 830k에 팔렸다.
그 유닛의 경우에도 내가 보러 갔을 때 현재시세와 비교하면 600k보다 훨씬 높게 받을 게 당연해 보였고 당시 집을 보러온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나는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나중에 경매 결과만 봤는데 무려 20만불이 넘게 더 비싸게 팔렸더라고.. 말이 20만불이지 제시가보다 30에서 40퍼센트 더 높게 팔린건데..^^ 내집마련의 희망을 가지고 내 예산 안에 있는 집이라 생각하고 보러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지고놀지말라..
이 것도 집을 보다보면 아 제시가를 터무니 없이 낮게 적어놨구나 실제로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겠구나 하고 감이와서 뭐 계속 집을 보러다니는 수 밖에 없다.
정부가 underquoting 을 제지하기 위해서 새로 법률도 만들고 벌금도 부과한다는데 계속 되고 있기 때문에..
집을 보려면 보통 realestate.com.au와 domain.com.au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원하는 지역과 베드룸 수, 화장실 수, 주차장 수, 가격, 등등을 입력해서 나온 매물을 확인하고 부동산에 연락을 할 수 있다.
Real Estate, Property & Homes for Sale - realestate.com.au
Price (min) Any $50,000 $75,000 $100,000 $125,000 $150,000 $175,000 $200,000 $225,000 $250,000 $275,000 $300,000 $325,000 $350,000 $375,000 $400,000 $425,000 $450,000 $475,000 $500,000 $550,000 $600,000 $650,000 $700,000 $750,000 $800,000 $850,000 $900,000
www.realestate.com.au
몇개월 동안 매일 이 두 개 어플 뒤지면서 살다가
집 사고 나서 이 어플을 지워도 되서 너무 행복했다.
무튼 보통 사람들이 집을 사려고 하면 한 6개월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 1년 정도 전부터 보러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나같은 경우에는 9월부터 보러다니기 시작했는데 다음해 초-중순까지 사는게 목표였다. 주로 토요일 일요일에 하루에 3-5개씩 봤고 종종 평일에도 나갔다. 멜번에 산지 4년이 됐지만 곳곳을 돌아다녀본 건 아니라서 내가 잘 모르는 지역이 살기 괜찮은지 알아보기 위해서 집 안보는 날도 지역 탐방을 다녔고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동네의 조건과 집의 조건을 점점 알아가게 되었다.
내가 집을 보러다니면서 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던 몇가지는:
- 북향 - 서향이랑 남향인 경우도 처음에는 보러 다녔지만 결국 이 이유로 제외하게 되어서 동향과 북향만 보러 다녔다. 서향 남향의 경우 플로어플랜에 나와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에이전트한테 인스펙션 하기 전에 미리 물어봤다.
- 큰 도로 근처가 아닐 것 - 인스펙션을 가면 다른 조건이 다 괜찮아도 결국 시끄러워서 제외하게 되기 때문에 몇번 그런 후에는 지도를 보고 큰 도로근처이면 미리 제외했다.
- 트레인라인과 가깝지 않을 것 - 트레인역과 가까운 거는 중요한데 라인이 가까우면..기차소리 들려서 (이것도 살다보면 익숙해지긴 하는데 웬만하면 아닌 곳으로 구하고 싶었다.)
- 엘리베이터 - 엘리베이터 없으면 다 제외했다 복층도 제외
- 지하주차장 - 입구에 잠금장치가 있는 지하주차장을 원했다. (나중에 해외여행도 다니고 하게 되면 밑에다가 보관해두고 가는게 안전 할 것 같아서)
- 창문 밖 뷰가 다른 아파트 창문 뷰가 아닐 것 : 다른 아파트랑 너무 가까우면 햇빛도 안들어오고 다른 집에서 보여서 블라인드 항상 치고 지내야해서
- 어느 정도 신식 - 막 아주 새아파트여야할 필요는 없는데 10년 이내거나 오래된 집이라도 최소 부엌이나 화장실이 리모델링 되서 내가 들어가기 전에 고치고 들어가야하지 않는 곳만 보러다녔음 (집사는 거도 부담스러운데 리모델링까지 하는 거는 더 부담스러워서 - 근데 오히려 오래된 집 사서 자기 마음에 들게 고치고 사는 사람들도 있음)
- 평면도가 내 마음에 들어야함 (부엌이 오픈플랜으로 되어있고 수납공간 많고.. 같은 평수여도 넓은집과 좁은 집이있잖아요 그런거임)
- 최대한 고층일 것
등등이 있었다. 이밖에 뭐 현관이 엘리베이터 바로 앞이 아닐것.. 주차장에 storage가 full storage일 것 등 자잘한 것이 있지만은..
하지만 사실은 부동산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 지역에 대한 공부를 해야한다. 뭐 학교나 편의시설이 얼마나 있는지, 공원이나 걸을 만한 곳은 가까운지, 교통편은 어떠한지, 대중교통은 잘되어있는지 시티까지는 얼마나 걸리는지, 등등 또 지역별로 범죄율도 인터넷에서 검색해볼 수 있다.
나는 아파트를 사는 거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나오고 렌트를 내줄 수도 있어서 나에게 뿐 아니라 세입자에게 매력적인 조건인지 체크하려고 했다.
집을 계속 보러다니다보면 동네도 더 잘 알게되고 나의 조건들이 명확해 지기 때문에 맨처음에는 무작정 막 보러다녔다면.. 나중에는 진짜 딱 내 마음에 들 것 같은거만 보러다니고는 했다.
예를 들어서 10시에 A지역에 매물을 보고 12시에 B지역 3시에 C지역 뭐이런식으로 본다면, 집을 보고나서 전후로 그 동네도 걸어다녀보고 드라이브도 해보고 근처에 있는 메인스트릿이나 쇼핑센터도 가보고 공원도 가보고 동네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좀 관찰하고 (..) 이런 식으로 했기 때문에 집은 10분만 본다고 해도 하루종일 나가있다가 왔다.
그러고 집에오면 다시 또 인터넷으로 매물 뒤지고..
2달동안 그렇게 아주 몰입해서 집을 보러 다녔는데 많이 힘들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예산 안에서는 내 마음에 드는 집이 절대 없는 것 같아서 좌절도 하고 내가 너무 까다롭나, 이러다가 평생 집 못사는 거 아닌가, 집 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는데.. 뭐 이런 답답한 생각도 들고 ㅠㅠㅠㅠㅠㅠㅠㅠ
주위에 도움을 줄 가족이 없었던 게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가 처음으로 집을 사는 거 였어서..
집을 찾으면서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네를 확실히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가족도 없고 직장도 평생직장이 아니어서 (언제든 이직을 할 계획) 딱히 어떤 한 곳에 머물러야할 이유는 없었다.
보통 집을 구할 때 suburb하나를 정해서 그 근방만 봐야되는데.. 나는 정말.. 동북쪽으로는 링우드 박스힐까지 갔다가.. 좀 남쪽으로는 첼튼햄 무라빈..멘톤까지 갔다가.. 동남쪽으로는 스프링베일 노블파크까지 갔다가 .. 시티 좀 가까이로는 리치몬드에 사우스야라까지 보러다녔다. (노답) 그러다보니까 내가 알아봐야할 지역은 넘쳐나고, 인터넷에서 찾아봐야할 매물도 넘쳐나고 그래가지고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가치가 있었다. 그렇게 사방을 보러다녔기 때문에 결국 내가 사려고 하는 집을 정했을 때 더 확신이 들었던 거니까!
다음 글에서는 인스펙션 때 중요하게 봐야하는 것들과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진행해야되는 지를 써보도록 하겠다.

가보자고 레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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