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많이 듣던 노래를 다시 들으면 그 때의 감정이 다시 생각 날 때가 있다 (조온습)
나는 한 노래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하나만 파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내 삶에 어떤 시기에 많이 들었던 노래 - 하면 생각 나는 노래들이 있을 정도다.
오늘 아침에는 출근을 하면서 작년에 많이 들었었던 Sam Fischer 의 This City를 들었는데 나는 오리지널 보다 어쿠스틱 버전을 좋아한다.
이 노래는 2020년 한..3월부터 6월까지 특히 많이 들었었다ㅠㅠ 산책한다고 숲속트래킹 하면서 한곡 반복으로 몇시간동안 걸으면서 생각에 잠겨있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에 공감도 하고 너무 슬퍼서 울기도 했었던.. 🥲
그렇다면 이 노래의 가사를 한 번 봐보자
해석을 써보기로하겠음 의역 많음
I've been seeing lonely people in crowded rooms
군중 속에서 외로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봤어
Covering their old heartbreaks with new tattoos
그들은 슬픈 기억들을 타투를 해서 가리려하고 있었지
It's all about smoke screens and cigarettes
담배와 짙은 연기가 가득 차있고
Looking through low lights at silhouettes
희미한 불빛에 실루엣을 보려하지만
But all I see is lonely people in crowded rooms
내가 볼 수 있는 건 외로운 사람들 뿐이야.
This city's gonna break my heart
이 도시는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말거야
This city's gonna love me then leave me alone
이 도시는 나를 사랑해줬다가 또 날 혼자 버려둘거야.
This city's got me chasing stars
chase stars 하면 연예인을 쫓아다니다 = 덕질하다 로 해석할 수 도 있겠지만 star(별)를 뭔가 내 목표 꿈같은 걸로 생각하면
이 도시가 내 꿈을 쫓게 만들었어. 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같다.
It's been a couple months since I felt like I'm home
- 이 부분에서 직역을 하면 내가 felt like i'm home 이라고 느낀지가 몇 달이 지났다는 뜻인데
home이라고 할 때는 단순히 house로서의 집이 아니라 내가 safe space, 즉 내가 안전함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또는 사람이라고 할 수있다. 자기 파트너에게서 그런 감정(이 사람과 있을 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던지)을 느낀다면 'you are my home' 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해석을 하자면:
이 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고 편안하게 느꼈던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어
Am I getting closer to knowing where I belong?
where I belong도 약간 home 과 같은 의미로 쓰일 수 있다. 직역하자면 내가 속하는 곳. 이라는 뜻. 근데 그게 그냥 뭐 회사라서, 학교라서 속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아까 위에서 말한 safe space같은 느낌.
그래서: 내가 속할 곳이 어디인지 알아가는 것에 가까워지고 있는걸까? 더 의역하면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내 home이 어디인지) 언제쯤은 알게 될까?
- 후렴 반복 -
I remember mornings when my head didn't hurt
두통이 없는 채로 일어났던 날들이 있었지
And I remember nights when art didn't feel like work
예술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날들이 있었지 = 예술을 예술으로 보면서 감상할 여유가 있던 날들이 있었지
--중략--
She got a hold on me
여기서 she는 'this city'를 뜻하고
get a hold on 은 a person has a (romantic) emotional power over a person 을 의미하는데 해석해보면 내가 이 도시를 너무 사랑해서 이 도시가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해도 여기에 계속 머무르고 싶어하는 화자의 마음을 나타낸다.
She got me wrapped 'round her finger
여기서도 she 는 'this city' 이고, get someone wrapped around one's finger은 to have complete control over 약간 손바닥 안에 있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도시를 의인화 해서 she로 표현해서 이 도시가 나를 꽉잡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후렴 반복
This city's gonna break my heart
This city's gonna love me then leave me alone
This city's got me chasing stars
It's been a couple months since I felt like I'm home
Am I getting closer to knowing where I belong?
This city's gonna break my heart
She's always gonna break your heart, oh
확실히 해석을 하거나 통역을 할 때는 원래 언어가 주는 감정이나 느낌을 잃어버릴 때가 많은 것 같다. lost in translation. 그래서 특히 문학작품이나 뭐 노래나 시 같은 경우는 번역이 어려운 거겠지 ㅠㅠ
이걸 한국어로 쓰면서도.. 뭔가 영어로 내가 이 노래를 딱 영어로 받아들였을 때 느껴지는 느낌이랑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구구절절 설명해야하는 느낌이 달라서 너무 아쉽다.
작년에 이 노래를 많이 들었던 이유는 호주로 이민을 가서 졸업 후 영주권을 받으려고 노력을 하던 와중에 코로나 이후 정부에서 사실상 이민자 쿼터를 거의 없애다시피 하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막막한 시간들을 보냈었다.
그 때 이 노래를 어쩌다가 듣게 됐는데 가사가 너무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호주가 좋아서 호주에 살고 싶었고 내가 사는 멜번이 이제는 한국보다 더 내 home이라고 생각하면서 살면서도, 이 도시를 너무 사랑하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로서 비자를 받아서 살아가는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진짜 저 노래 가사처럼 내가 어디에 belong하는 건지 알 수 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 노래를 하염없이 들으면서 슬퍼하고는 했었다. 한 편으로는 이렇게 내 마음을 표현해주는 노래가 있다는 것, 또 이런 마음을 가지는 사람이 이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위안도 받았다.
지금 내 상황은 작년에 비해서 여러방면으로 훨씬 나아졌고, 영주권도 받았다.
이제는 내가 원한다면 이 나라에서 평생을 살 수 있는 것.
그게 내 의지에 달렸다는게, 비자가 만료되서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는게 얼마나 큰 마음의 안정을 주는 지 모르겠다.
보장도 많이 안되는 외국인 보험을 가지고 있다가 이제는 메디케어로 호주 의료시스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아프지 않아서 이용할 일은 없었음에도 이 나라에서의 내 위치가, 신분이 보장된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다.
이런 노래를 만들게 된 배경이 궁금해져서 Sam Fischer의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샘은 자신이 LA에서 살 때의 기억으로 가사를 썼다고 했다. 나에게 this city는 멜번이지만 샘에게 this city는 엘에이였던 것. 참고로 샘 피셔는 호주 가수인데 (싱어송라이터) 이 노래 가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근데 또 이 인터뷰를 엘에이에서 무슨 프로그램 하면서 했다. (결국은 this city에서 성공했어 ㅠㅅㅠ)
Sam Fischer Talks About The Meaning Behind His Songs | 103.5 KTU | Lulu Y Lala
Sam Fischer stopped by KTU to chat with Lulu and Lala about his music. Fischer went in detail discussing the inspiration behind his song "This City".
ktu.iheart.com
“I wrote it about L.A. For me, it was about how I wanted L.A more than L.A wanted me. When I wrote it, it came from a place of desperation. It was like, I don’t know who I am, no one knows who I am, I’m lost. It was just my big fat diary entry. But what’s amazing is that people have turned it into a love song. There’s hope in the song. The bridge is 'she got a hold on me, she got me wrapped around her finger.' So it’s like, even though I feel this way, I still have this love and I know that I am meant to be here. But right now I’m having a really tough time. The song was my life getting out of that dark place.”
뭐 예전에 엘에이에 가서 가수로 자기를 알려보려고 노력하면서 이 것 저 것 해보는데 이제 호주 촌놈이 엘에이에 가서 고생을 했던 것이 아닐까.. 엘에이에서 굉장히 우울하고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던 때의 기억에 착안해서 이 노래를 썼다고 한다.
그래도 샘은 이 노래에 희망이 있다고 하면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그래도 이 도시에 대한 사랑이 있고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기가 이 도시에 있어야하는, 있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처음에 나 혼자서 음악감상을 할 때는.... 그냥 내 멋대로 내 주관적으로 해석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를 찾아보니까 신기하게도 내가 해석한 것과, 내가 느낀 것과 정말 비슷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가사여서 정말 신기했다.
샘도 이렇게 노래를 쓰면서 아픔을 치유한다고 표현 했는데 (therapy session 같다고 인터뷰에서 말함) 아티스트 본인도 그렇고 전 세계에서 노래를 감상할 사람들도 그 노래에 공감을 하고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음악과 예술의 아름다움인 것 같다.
그리고 Melbourne doesn't break my heart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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